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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의 온도 book temperature

구부러진 숟가락

"옛날 옛적에 어떤 사람의 집 부엌에는 서랍이 하나 있었단다. 그런데 거기에는 칼, 포크, 숟가락이 가득 있었어."
모여 있는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을 하며 귀를 쫑긋 세웠다. 그들은 모두 휠체어에 앉아 있거나 목발을 짚고 서 있는 신체가 부자유한 아이들이었다.
"그 중에 모양이 뒤틀리고 구부러진 숟가락 하나가 있었어. 그 숟가락은 다른 숟가락들과 모습이 달라서 놀림을 받았단다. '넌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... 도대체 누가 널 쓰겠냐, 응?' 그 구부러진 조그만 숟가락은 한 없이 슬펐단다."
나는 이야기를 하면서 구부러지고 뒤틀린 모습으로 휠체어에 앉아 있는 뇌성마비 환자들의 눈을 깊이 들여다 보았다. 공감하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. 그 숟가락의 감정을 애들이 이해한 것일까?
"그 숟가락은 이거랑 아주 닮았어." 옆에서 내 친구가 '포크 겸용 숟가락'을 위로 쳐들어보이자 내가 말했다. 그것은 끝이 톱니처럼 갈라진 부엌용구였다. 스스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내 손을 지탱하는 부목에 누군가가 끼워 넣어준 것이었다(좀 흉하게 생겼지만 음식을 그릇에서 입으로 옮기기에는 완벽한 각도로 구부러져 있었다).

"그런데 어느 날 서랍이 열리더니 커다란 손이 안으로 들어왔어. 반짝반짝하는 곧은 숟가락 대신 집 주인은 바로 그 구부러진 숟가락을 집어 들었단다! 나머지 애들은 깜짝 놀랐지. 구부러진 숟가락은 환하게 웃었어. 집주인이 자기를 쓰려고 하는 게 너무 기뻐서..."
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웃었다. 그들은 친구가 내 손 부목에 포크 겸용 숟가락을 끼워 넣는 것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. 그리고 내가 팔을 들어올려 음식을 먹어 보이자 미소를 지었다.
"얘들아, 이 특별한 숟가락이 없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거야. 이 숟가락은 '정상적'으로 생기지는 않았어. 또 다른 칼이나 포크처럼 서랍에 잘 들어가지도 않아. 하지만 난 이걸 '똑바르게 펴고 싶은 마음'은 손톱만큼도 없단다."

아이들은 내 얘기에 반하고 말았다.
"이것을 잊지 말아라. 주님은 그 분의 선한 일을 이루기 위해 서로 다른 모습의 사람들을 선택하기를 좋아하셔. 그 분의 뜻을 이루기 위해 구부러뜨렸다면 예수님은 그런 모습의 우리를 사용하셔. 그 분의 특별한 계획에 맞추어진 모습일 때 예수님은 우릴 가장 잘 쓰실 수 있단다."
친구는 그 포크 겸용 숟가락을 내 핸드백 속에 다시 집어넣었다. 그러나 남들과 모습이 다른 아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계획에 대한 그 교훈은 남아 있었다.
구부러잔 숟가락.. 그리고 아이의 뒤틀려진 몸... 모두 주님의 손에 놓여지면 그만의 특별한 목적을 갖게 되는 것이다.
- 조니 에릭슨 테이다 -

왜 몸이 불편하게 태어나는 아이들이 그렇게 많은지. 왜 하나님은 그런 상황을 어떤 이들에게는 매몰차게 만들어가시는지..
지체장애나 어려운 이들을 보면 측은지심에 눈물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. 또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그런 불행은 더 빈도가 높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. 이렇듯 불공평한 듯한 그 분의 치리를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가운데, 이 글은 잔잔한 비처럼 내 영혼을 적셔버렸다.
그래도 인간적인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말 불공평한 세상이고 인생이라고 한탄할 수밖에 없지만 나에게 주어진 다른 운명과 사명이 있다면., 그걸 찾을 수 있다면 그건 분명 탤런트가 될 것이고 인생을 정말 가치 있게 사는 길을 발견하는 것일게다.
모두가 가는 큰 길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은 아는데, 그리고 마약처럼 나를 중독자로 만들어버리는 월급과 돈이라는 가치가 쉽게 그 길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데 보다 가치지향적인 삶을 위해서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그리고 누구를 위해 사용해야 할 지 진지하게 한 번 더 고민하게 하는 시간을 선사한다.